글쎄 언제부터일까
나는 꽤 활발한 아이였다
단짝친구라고 생각했던 아이가 나를 따돌리기 전 까지는..
그 아이는 나를 은근히 따돌리고 모른 척 하면서 좋아했었다
언젠 너무 힘들어서 물어봤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답은 쉬웠다. "그냥. 너는 군인가족이 아니잖아"
내가 자란 곳은 군인이 많은 곳이었다. 폐쇄적인 지역이어서 도시에서 온 군인가족들은 예쁜 옷을 입은 공주님 같은 아이들이 많았다.
내심 부러워했지만 그렇다고 열등감을 가진 적은 없었다.
우리 집이 잘 살진 못했던 것 같다.
나는 단짝친구네 집에서 알로에 주스를 처음 봤다. 알로에가 둥둥 떠 다니는게 그렇게 맛있어 보였다.
한 잔도 먹어본 적은 없었다.
그 친구가 싫어했기 때문에.
나는 기억을 못 하는 부분이 더 많다. 나를 직접적으로 괴롭히는 걸 우리 형제가 보았다고 한다.
나는 그 때부터 나와 현실을 해리했던 것 같다.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부모도 형제도 의지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모든 일을 회피했다.
그렇게 nn년이 지나고, 난 지금도 모든 것을 회피한다.
내가 비웃음을 당해도, 어디 가서 손가락질을 당해도
나는 모르는 척 회피하거나 웃는다.
이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는 건 처음이다. 생각까지는 할 수 있지만 언어로 표현하려니 수치감이 든다.
나는 친구를 좁고 깊게 사귀는 편이었기 때문에 그 친구밖에 없었다.
지금도 몇몇 친구밖에 없었지만
이젠 나를 다 떠나갔다.
이젠 내 잘못이다.
그래서 내가 병신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