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쓰레기통

쓰레기 1

어떤이의 감정공부 2024. 9. 22. 14:18

일기를 써보고자 마음먹었지만 막상 쓰려고 하니 왜이리 긴장되는지.

 

익명의 힘을 빌려서 아무도 모르는 공간에 나만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공책에 쓰는 일기도 들킬 것 같다. 온라인 일기가 더 위험할 텐데도 지금 당장 익명이라는 사실이, 자유롭다는 사실이 나를 여기로 이끌었다.

 

나는 소위 말하는 '병신'이다.

 

말 할때도 틱장애같은 버릇이 있다. 내가 만든 버릇이다.

 

나의 말을 강조하는 척 과장된 행동을 하다가 그렇게 되었다.

 

쓸데없는 말을 두 번 한다. 

 

한마디 한마디에 아는 척을 한다. 심지어 내 잘못을 말할 때도 먼저 아는 척을 하려고 한다.

 

대화를 하지 않는다. 내얘기만 한다. 지난nn년 동안 한번도 티키타카를 하며 대화 한 적이 없다.

 

결국 난 친구가 아무도 없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 투성이다. 나는 아직도 비밀이 많다. 나와 관계된 사람들은 알고 있겠지만.

 

한달 전만 해도 고치려는 마음이 있지만 대충 하면 고쳐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치려고 하니까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 같다. 나는 성인 ADHD증상을 진단받았지만, 현재 약을 먹고 있진 않다.

 

상황이 나아져서 안 먹는건 아니다.

 

몇 가지 문제점들을 늘어놓고 보니 이게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 더더욱 와 닿는다. 너무 심각하다.

 

지나가던 차가 나를 치어 주기를, 묻지마 살인마가 나를 죽이기를, 내 잘못이 아닌 일로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길

 

그리하여 내 문제가 남의 힘으로 다 고쳐지길 바랬다.

 

아직도 난 내 문제를 직면하고 싶지 않았구나. 쓰면서 깨달았다.

 

한심하다. 언제나 그랬던 것 처럼

 

세상에 나 같은 사람은 없을 거다. 아직도 난 이것보다 더 심한 일들을 많이 저질렀다. 아직 일기장에도 쓸 용기가 없다.

 

누군가에게 살려달라면서 나는 스스로를 지옥으로 처박도 있다. 난 아직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한다.

 

고치고 싶어도 내가 나를 믿을 수가 없다. 나는 못 믿을 사람이다. 나는 병신이다.

 

감정이 널을 뛰는데 이전과는 달리 눈물이 잘 고인다. 예전에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었는데.

 

다같이 산을 오르는데 왜 나만 우울할까 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을까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나는 언제나 혼잣말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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